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이 지난 2일 열린 한화리츠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화자산운용 제공

올해 첫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로 주목받았던 한화리츠의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어려운 데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초래된 시장 불안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받는 투자를 말한다.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대형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다.

27일 상장된 한화리츠는 종가 4510원으로 공모가(5000원) 대비 10% 하락 마감했다. 한화리츠는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서울 노원구, 경기 안양·부천·구리 등에 위치한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 등의 오피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한화생명(46%)이다. 연평균 목표 배당률로 6.85%를 제시했지만, 이날 투심 잡기에는 실패했다.

한화리츠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이날 일반 공모를 시작한 삼성 FN리츠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강남권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 에스원빌딩을 기초로 발행되는 삼성FN리츠는 삼성그룹의 첫 번째 리츠라는 점, 보유한 빌딩의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초기 3년 연평균 예상 배당수익률이 5.6%로 한화리츠에 비해 낮고 현재 상장된 다른 리츠들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삼성 FN리츠의 일반공모는 28일까지 진행되고 내달 10일 상장 예정이다.

27일 현재 상장된 22종의 리츠 중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신한알파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SK리츠 정도에 그친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냉각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오피스 거래 규모는 13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1년(14조9000억원) 보다 10% 감소했다. 2015년 이후 6년 만의 첫 감소다.

리츠 시장이 지지부진하지만, 보험사들은 올해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에 리츠 시장에 속속 나서고 있다. 회사가 들고 있어야 하는 준비금이 늘어나면서 보험사가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해 현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