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와 함께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대출자가 늘고 있다. 사실은 최근 서울 시내 한 은행 지점의 대출 창구 모습. /뉴스1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끈적끈적’하게 이어지면서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변동금리를 기피하는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KB국민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70%가 고정금리형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고정금리형 29%에 변동금리형이 71%였고, 2021년에도 고정금리 28%, 변동금리 72%였는데 뒤집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약 80%였던 주택대출 고정금리 비율이 올 들어 90% 이상으로 늘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는 지난해 약 40% 수준이던 고정금리 대출 비율이 82%로 급등했다.

고정금리 선택이 늘어난 이유는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 한·미 금리 격차가 더 커지기 때문에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로 미국(4.5~4.75%)보다 1.25%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통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대출 초기 부담이 낮은 변동금리 대출을 선호하는 대출자들이 많다지만, 이런 이유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이다.

다만, 기존 대출까지 합치면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고정금리 대출은 24%, 변동금리 대출은 7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