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8일(현지 시각)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3월 기준금리 결정을 좌우할) 중요한 데이터가 남았다. 이 데이터를 주의 깊게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나올 미국 고용 보고서와 14일로 예정된 소비자물가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데이터를 확인하고 금리 결정을 하겠다는 뜻이다.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예상을 벗어난 강경한 발언을 내놓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자 하루 만에 시장을 달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전날 “최종 금리가 이전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던 연준이 오는 21~22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다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 발언으로 미국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뉴욕 증시가 흔들리자 고용과 물가 등 경제 지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발표를 앞두고 있는 고용과 물가 지표가 시장의 기대만큼 둔화됐을지는 미지수다. 8일 나온 고용정보업체 ADP의 2월 민간고용 증가는 24만2000명으로 1월(11만9000명)보다 급증했다. 예상치(20만명)도 넘어섰다.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도 1월 채용 공고가 1082만건으로 좋았다. 작년 12월(1123만건)보다 다소 줄었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일자리가 많고 채용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미국과 국경을 맞댄 캐나다가 G7(주요 7국) 가운데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고 동결을 결정한 것도 주목된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경제권을 공유하는 데다, 통상 미국의 금리 결정에 앞서서 움직였다는 점에서 연준이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