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소비자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인수한 미국 중고차 경매 업체 'GEAA' 매장./현대글로비스

9일 미국의 중고차 경매 플랫폼 만하임(Manheim)에 따르면, 1월 중고차 평균 거래 가격은 전달보다 2.5% 상승했다. 중고차 수요가 늘면서 2021년 11월(3.9%) 이후 월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월 미국 중고차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12.8% 낮은 상태지만, 작년 12월(0.8%)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중고차 가격을 주목하는 것은 미국 물가의 척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물가는 중고차 가격이 오르면 따라 오르고,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면 함께 꺾이는 패턴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를 뜻하는 근원 물가에서 중고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4.5%로 높은 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고차 가격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전체 물가는 0.05%포인트가량 상승한다”고 전했다.

스티븐 셰어 허츠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난 5주 동안 경매나 소매점에서 팔린 중고차 가격이 모두 크게 상승했다”면서 “급격한 (가격) 회복이 두드러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만약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지거나, 2월 미국 고용 보고서가 1월에 이어 ‘고용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확대)’를 보일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결정했고, 시장에선 오는 3월 마지막 베이비 스텝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을 경우 금리 상승 기조는 더 오래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 시각)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예상보다 강하고, 이미 시장에 반영된 수치나 연준의 전망치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분명히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인 3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끼칠 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오는 14일(현지 시각)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