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치투자계의 대부(代父)로 꼽히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왼쪽)과 유튜브 채널 '86번가'를 운영하는 정광우 대표. 가치투자 철학을 나눠온 사제 지간이기도 한 두 사람은 '순환하는 가치의 패러다임'이라는 제목으로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강연한다.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금리가 상승하고 물가가 오르면서 성장주의 거품이 꺼지는 지금의 시장 상황은 1970년대 미국과 너무 닮았습니다. 그 혼란기가 지나가고 나서 위대한 가치주의 시대가 길게 이어졌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만약 지금 시장이 1970년대와 같다고 하면 엄청난 가치주 시장이 열릴 겁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이 압도적 성과를 낸 때가 바로 그때였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정광우 ‘86번가’ 대표)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한국 가치투자계의 대부(代父)로 꼽힌다.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한국의 첫 가치투자 펀드를 만들고 한국에 가치투자의 가치를 전파해 왔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시절 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믿고 보는 경제 유튜브로 이름난 ‘86번가’의 정광우 대표도 그 제자 중 한 명이다. 가치투자 사제 사이인 이 둘은 조선일보가 12월 16~17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주최하는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 함께 연사로 선다. 첫날인 16일 오후 3시 ‘순환하는 가치의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강연한다. 15일까지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에서 등록하면 무료로 참가 가능하다.

◇“가치투자 전성기 열린 1975년과 유사”

이 의장은 현재 시장의 장세가 거품이 붕괴해가던 미국의 1970년대와 놀랄 정도로 비슷하다고 했다. “1970년대 초 유가가 전년 대비 75%까지 오르고 중동의 소규모 국지전과 베트남전 등 전쟁도 잇달았습니다. 그러자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그전까지 폭등했던 코카콜라, IBM, 필립모리스 등 이른바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 훌륭한 50종목)’의 거품이 꺼지며 심하게는 5분의 1 토막이 난 시기였죠. 이렇게 무너진 종목들이 회복하기까지 길게는 15년이 걸렸는데, 그 시기가 오히려 가치주엔 전성기였습니다.”

1974년 큰 손실을 기록한 버핏이 가치투자의 신(神)으로 부상한 때가 바로 그때였다. 거품이 꺼진 후가 시장 상황에 휩쓸려 가격이 덩달아 저평가되어버린, 가치 있는 기업의 주식을 골라 투자할 최적기라는 뜻이다. 이 의장은 “버핏에게 어느 시절이 제일 좋았는지 물어보면 1975년을 꼽는데 실제로 당시 버핏의 연간 수익률이 100%를 찍을 정도로 가치투자의 전성기였다. 지금 시장의 환경이 그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중”이라고 했다.

가치투자의 신(神)으로 추앙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미 증시가 횡보하던 1970년대 중반 이후 큰 수익을 올려 이름을 날렸다. 이채원 의장과 정광우 대표는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크게 오르지 못하는 앞으로의 몇 년 동안이 가치투자의 다음 전성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 뉴스1

◇“시장이 동반 하락할 때가 좋은 가치주 고를 기회”

이 의장과 정 대표의 말이 맞다면 ‘풀린 돈’의 힘이 만들어낸 거품 탓에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가치투자의 길이 이제 다시 곧 열리게 된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이 둘은 “가치주에 대한 명확한 정의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말이 엇갈린다”며 “주가가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골라 산다는 원칙 아래 자신이 잘 아는 분야로, 5종목 이하를 골라 투자하라”고 했다.

이 의장은 “익숙하지 않은 업종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새롭고 짜릿해 보일 수 있지만 투자는 자신이 아주 잘 아는 분야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직업이 있다면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의 종목에 대한 분석이 가장 정확하기 마련이고 가정주부라면 유통이나 소비재 같은 종목에 강점이 있을 겁니다. 각 분야에서 좋다고 판단되는 기업 중에 PER(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찾아내 투자하길 권합니다.”

정 대표는 현금 활용을 잘하는 기업을 주목하라고 했다. “시장이 하락할 때 넉넉한 현금으로 자사주(자기 회사 주식)를 사거나 다른 좋은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회사가 어디인지를 잘 보아야 합니다. 특히 그 회사를 가장 잘 아는 경영자가 자신의 회사 주가가 싸다고 판단해 사들인다면(자사주 매입) 좋은 신호 아닐까요.”

이 의장은 조선 후기 학자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나오는 문구를 요즘 자주 곱씹는다고 했다. “시시비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운세, 더 중요한 건 형세라고 했습니다. 거품이 꺼지며 혼란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치주의 전성기를 향해 가는 지금의 형세를 잘 파악해 기회를 잘 포착해야 길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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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의 알짜 재테크 정보를 제공할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가 12월 16~17일 이틀간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증시·부동산·세금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2023년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닥터둠’ 김영익 서강대 교수와 ‘1세대 스타 애널리스트’ 김한진 3프로TV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해 증권가 출신 최고 전문가들이 내년 시장을 전망하고 투자 전략을 알려준다. KBS 공채 출신 개그맨에서 전업 투자자로 변신한 황현희씨,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2023년 투자 시장에서도 실패하지 않을 투자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강연 참가, 전시회장 입장 등을 무료로 할 수 있다. 현장 등록은 입장료(5000원)를 내야 한다. 문의는 재테크박람회 운영사무국(1855-3568, money@chosun.com)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