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의 육용종계(식용으로 쓰일 닭을 생산하는 닭)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올가을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한 두 번째 사례다.

23일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2일 경북 예천의 닭 3만2000마리를 기르는 육용종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H5N1형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농장주는 폐사가 늘자 AI를 의심하고 방역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에서 AI 항원이 발견된 21일 오후 10시부터 23일 오후 10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리고, 살처분·역학조사를 마쳤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경북 예천의 종오리(알을 낳기 위해 키우는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H5N1형이 확진됐다. 이때는 오리 95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번에 AI 확진 판정을 받은 육용종계 농장은 종오리 농장으로부터 1.1㎞ 떨어진 곳이었다.

지난 4월 경남 김해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6개월간 잠잠하다가 최근 가금농장에서 잇따라 AI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은 “올해 유럽·미국 등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급증했고,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이동하면서 AI 국내 유입 가능성이 큰 엄중한 상황”이라고 했다.

야생 조류 AI 확진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충남 천안에서 포획한 야생 원앙, 16일 인천 옹진에서 사체로 발견된 매, 17일 경기 안성천에서 포획한 야생 흰뺨검둥오리, 19일 경남 김해 사촌천에서 포획한 야생 쇠오리 등에게서 고병원성 AI H5N1형이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전북 부안 계화 조류지의 야생 조류 분변에서도 AI 항원을 발견하고 검사 중이다.

19일 오후 경북 예천군의 한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과 관련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관계자들이 농장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