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의 모습. /뉴시스

은행 전세자금 대출의 94%가 변동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충격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이다.

11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151조5000억원으로 전체 전세대출(162조원)의 93.5%를 차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비율(잔액 기준, 78.4%)보다도 높다. 전세대출 가운데 금리 인상 부담을 방어할 수 있는 고정금리형은 6.5%에 그쳤다.

변동금리형 전세대출 비중은 2019년 말 83.2%에서 2020년 말 86.7%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90%를 넘었다. 정책자금인 주택도시기금 등으로 운영되는 고정금리형 전세대출은 연소득이 낮은 서민층에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어 대다수 세입자들은 은행권의 변동형 전세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변동형 전세대출은 대부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초로 6~12개월마다 금리를 변경한다. 최근 코픽스가 9년여 만에 최고치인 연 2.96%를 기록함에 따라 금리 갱신 주기를 맞은 전세대출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달 초, 주요 은행 전세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뚫었다.

금융권에선 막대한 변동금리형 전세대출이 향후 가계대출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세 대출자 10명 중 6명이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대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세 대출자 중 20대는 30만6013명(22.2%), 30대는 54만2014명(39.4%)으로 20~30대 비율이 61.6%에 달했다. 대출 금액 기준으로도 전체의 55.6%(93조9958억원)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세대출은 고금리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연 3%대 후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부의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빠지는 등 이자 절감 방안이 많지 않은 상태다.

진선미 의원은 “전세자금 대출은 주거를 위한 생계용”이라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청년층이 과도한 빚 부담을 떠안아 부실화하지 않도록 전세자금 대출 대환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