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2 제9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방만한 공공기관들 예산에 대해 올해 하반기 10% 수준 7000여억원 절감이 추진된다. 인력도 내년 감축되고, 철밥통 호봉제도 손질된다. 법률상 설립 목적 외 골프장 등 별도 사업을 할 수도 없게 된다. 350개 전체 공공기관이 대상이다.

정부가 2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방만 경영을 대수술할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기능, 조직·인력, 예산, 자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를 효율화 시키는 것이 골자다.

추 부총리는 “새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경영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며 “공공기관과 주무부처는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혁신의 ‘주체’로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공기관 인력과 부채가 급증하는 등 건전성이 훼손됐다. 인원은 2017년 5월 33만4000명에서 지난 5월 44만9000명으로 11만5000명(34.4%) 늘었다. 부채는 박근혜 정부(2013~2016년) 때 520조원에서 499조원으로 줄었지만,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작년에 사상 최대인 583조원으로 84조원 가까이 불었다.

부채 증가에도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한 공공기관도 있었다. 직원들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공공기관은 작년 20곳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에는 5곳에 불과했는데 4년 만에 4배로 늘어났다.

결국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공기업 숫자는 2017년 5개에서 2021년 18개로 대폭 늘었다. 공공기관 경영 부실은 결국 국민들이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최근까지도 방만 분위기는 이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이었던 ‘비정규직의 정규화’ 차원에서 외주 콜센터 직원 1600여명을 공단이 직접 고용하는 절차를 추진 중이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는 연 1.1%로 1억2000만원까지 주택자금 사내 대출을 해줘 평균 4% 넘는 금리 상황에서 ‘황제 금리’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민간영역이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공공기관이 손을 떼도록 했다. 이를 통해 내년 공공기관 정원을 줄인다.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작년 10월 10% 이상 인력을 감축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례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하반기 업무추진비 등 공공기관 예산은 10% 이상 졸라맨다. 기재부는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특히 직무에 따라 보수 차이를 두는 직무급제를 도입해 ‘철밥통’을 깬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직무급제 도입이 미진한 경우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줄 예정이다.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고, 1인당 업무면적은 정부 기준(17평) 이하로 축소시킨다. 골프·콘도 회원권 등 과도한 복리후생도 줄인다.

각 공공기관들의 혁신계획을 받은 주무부처는 다음달 말까지 기재부에 이를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분기별로 실적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반기별로 공운위에 보고해 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