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 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4년 만에 6%대로 올라섰다. 외식 물가는 3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오르는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인데 물가가 치솟으면서 경제 전반에 충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도 커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물가가 8%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6% 상승했다.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 3월 4%대에 진입하고 5월 5%를 넘어선 뒤 한 달 만에 6%대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지금처럼 높은 상승 폭을 유지하면 (7~8%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밥상 물가도 크게 올랐다. 많이 소비되는 쌀·라면·달걀 등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1998년 11월(10.4%) 이후 가장 높은 7.4%를 기록했다. 코로나 거리 두기 완화로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지난달 외식 물가는 8%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경유(50.7%)·휘발유(31.4%) 등 석유류는 39.6% 급등했다. 전기·가스·수도는 9.6% 올랐다. 이달 추가로 오른 전기·가스 요금은 다음 달 발표되는 7월 물가에 반영된다.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중금리가 오르게 돼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 대응책이 소진돼 현실적으로 금리 인상 외에 다른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유류세는 법정 최대 한도(37%)까지 낮춘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외적 요인이 워낙 커서 정부가 꺼낼 카드가 마땅치 않다”며 “물가 급등에 취약한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 지원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