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하영구 한국 총괄고문을 한국법인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10년 넘게 한국씨티은행을 이끌었던 하영구 전 한국씨티금융지주 회장이 미국 블랙스톤의 한국법인 초대 회장으로 금융계에 복귀한다. 지난 2017년 11월 은행연합회장을 끝으로 현업에서 물러난 지 4년 6개월 만이다.

블랙스톤은 27일 “지난 15 년 동안 입지를 구축해온 핵심 시장인 한국에서 활동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하 전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다시 투자 전선으로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블랙스톤은 지난달 말 기준 9155억달러(약 1156조원)를 부동산·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국내 최대 규모 복합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과 국내 대표 의약품 유통 업체 지오영, 명품 가죽 제품 제조사 시몬느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하 회장은 1981년 씨티은행에 입행해 2001년 한미은행장, 2004~2014년 한국씨티은행장·씨티금융 회장을 차례로 지냈다. 제12대 전국은행연합회장을 역임한 후 법률사무소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했다. 작년 8 월 한국 총괄고문으로 블랙스톤에 합류했다.

블랙스톤은 과거 한 차례 한국 사무소를 열었으나 국내 PEF들과 경쟁 과열 등을 이유로 2014년 철수했다. 국민연금·KIC(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LP)들로부터 많은 자금을 출자받았지만, 서울 사무소가 없어 소통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한국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