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최근 사업차 한국에 입국하려다 당황했다. 코로나 확산 이후 남아돌던 비행기 티켓 예매가 갑자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간 출장 때문에 미국과 한국을 자주 오간 A씨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라도 구매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해당 좌석이 더 빨리 예약 완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는 일주일로 계획했던 일정을 비행기 티켓 때문에 10일로 늘려야 할지 고민 중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2년 넘도록 막혔던 하늘길이 뚫릴 조짐에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14일 정부는 코로나 대유행 초기인 2020년 3월 발령했던 특별여행주의보를 2년여 만에 해제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출국 수속을 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불과 2개월 전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다시 폭증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 22개 나라와 괌과 사이판 등 2개 지역은 여행경보 1단계로 하향 조정됐다. 괌과 사이판을 제외한 미국 본토, 영국, 독일, 프랑스 등 129개 나라는 여행경보 2단계로 내려갔다. 여행경보 1단계는 여행 유의, 2단계는 여행 자제를 필요로 하는 조치다.
해외여행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출‧입국 시 자가격리 조치도 풀렸다. 지난달 21일부터 백신 접종 이력이 있으면 7일 격리가 면제된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한 이달 1일부터 일주일간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13만309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여객은 4만1419명이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보복 소비는 보복 여행으로도 이어졌다. G마켓과 옥션이 최근 한 달간 해외여행 상품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외 항공권 판매는 9배 넘게 급증했고 현재 투어 상품도 8배 이상 잘 팔렸다. 반면 국내 항공권 판매량은 3% 증가에 그쳤다.
각종 홈쇼핑과 여행사에서 내놓은 해외패키지 상품은 품절되기도 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홈페이지 신규 가입자가 최근 3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여름이 지나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여행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복소비 심리에 따른 해외여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2년간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던 이들이 억눌려왔던 욕구를 폭발하고, 주변에서 무사히 다녀온 여행객들이 늘면 수요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로 감소했던 국제선 운항 규모를 올 연말 50%까지 회복하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추진한다. 다음 달부터 국제선 정기편을 매월 주 100회 증편하고 인천공항의 슬롯도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