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인도에서 전동 킥보드를 탄 시민들이 보행자 사이를 지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전동 킥보드 사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관련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삼성화재 부설 ‘삼성 교통안전문화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관련 교통사고는 2177건으로 2019년(878건)보다 2.5배 늘었다. 지난 3년 동안 접수된 사고는 총 4502건이었다. 연구소는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약 30%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9년 이후 국내에서 1만5000건 정도의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고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사용자 증가다. 전동킥보드협의회에 따르면, 작년 3월 기준 전동 킥보드 운영 대수는 9만1028대로 2019년 말(1만7130대)에 비해 5배 이상 늘었다. 전제호 삼성 교통안전문화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연구소가 집계한 통계는 킥보드와 차량이 충돌한 사고만을 기준으로 했으며 킥보드가 보행자나 자전거와 충돌한 경우를 합치면 실제 사고 건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에서 차량과 충돌해 박살난 전동 킥보드./연합뉴스

연구소는 킥보드 관련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제한 속도를 지금보다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의 최고 속도는 시속 25㎞고 실제로는 업체에 따라 제한 속도를 시속 20~25㎞로 제각각 적용하고 있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파리 등은 킥보드 최고 속도를 시속 20㎞로 제한 중이고 미국 워싱턴DC는 시속 16㎞, 호주 빅토리아주는 10㎞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전제호 연구원은 “실험 결과 최고 속도를 시속 25㎞에서 20㎞ 낮출 경우 킥보드 급제동 시 정지거리가 26%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며 “특히 사고 위험성이 높은 야간 시간대나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서는 킥보드 속도를 시속 15㎞ 이하로 낮춰야 심각한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