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파킹대박통장’은 하루만 돈을 맡겨도 기본 1.5%의 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작년 12월에 최고 연 2.2%로 금리를 올렸다가 지난달부터는 최고 연 1.5%로 인하해 고객들의 아쉬움을 샀다. /OK저축은행 제공

“기준금리는 오르는데 ‘파킹(parking) 통장’ 금리는 뚝뚝 떨어지네요.”

주차장에 차를 넣고 빼듯이 언제든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통장의 금리가 연초부터 줄줄이 인하되고 있습니다. 조건 없이 연 1.6% 금리(세전)를 적용하던 대신저축은행의 ‘더드리고입출금통장’은 지난달 12일 1.5%로 인하하더니 지난달 21일부터는 1.4%로 더 떨어졌습니다.

OK저축은행도 작년 12월 5억원 이하 파킹통장 최고 금리를 연 2.2%까지 끌어올렸는데 지난달 4일부터 연 1.5%로 대폭 낮췄습니다. 작년 10월 나온 토스뱅크의 ‘무조건 연 2%’ 수시입출금식 통장도 지난달 5일부터 1억원 초과액에 대해서는 금리를 연 0.1%만 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각종 예·적금 금리가 인상되는데 왜 파킹통장 금리는 내려가는 걸까요? 저축은행 등에서는 금융 당국의 규제를 탓합니다.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리는 데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 수신상품을 만들었는데, 가계 대출 축소를 위한 대출총량 규제 등으로 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돼서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고객 확대를 위한 미끼를 물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저축은행들이 파킹통장으로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성공하면 곧바로 금리를 인하하는 수법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40대 주부는 “우대금리 받으려 파킹통장 만들었는데 한 달도 안 돼 금리를 낮추더라. 영업에 이용당한 것 같아 찝찝한 기분이 든다”고 하더군요.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고 화를 내는 고객들도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파킹통장 금리를 0.1~0.3%포인트 높인 곳들도 있어 예고 없이 금리를 낮춘 저축은행들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금리 결정은 금융회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미끼상품 영업을 되풀이하면 결국 금융업의 기본인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