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억장이 넘는 화폐(지폐+주화, 장 단위로 통일)가 훼손 또는 오염돼 공식적으로 폐기 처리됐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2021년 중 손상화폐 폐기·교환 규모’에 따르면 작년 폐기된 손상화폐는 모두 4억352만장, 액면가로는 2조423억원어치에 달했다. 만원권과 천원권 등 지폐가 3억4419만장(2조366억원)으로 주화(5933만개, 57억3000만원) 보다 월등히 많았다.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가로로 길게 이을 경우 총 길이가 5만2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부고속도로(416㎞)를 60차례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폐기 물량을 쌓은 총 높이는 13만3967m로 에베레스트산 높이(8848m)의 15배, 잠실 롯데월드타워(556m)의 241배에 달했다.

한편 작년 폐기 화폐 규모는 2020년(6억4256만장)과 비교해 1년 새 37.2%(2억3904만장) 줄었다. 한은 측은 “현금 외 지급수단의 확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지폐 환수가 특히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손상 지폐 가운데 교환이 이뤄진 대표적 사례를 보면, 서울에 사는 조모 씨는 시장 화재로 탄 지폐 1억445만원을 정상 지폐로 교환했고, 청주의 김모 씨는 모친이 땅속에 보관하다 습기로 썩은 지폐 4275만원을 교환했다.

전라북도 고창의 한 사찰은 연못 등에서 수거한 손상주화 179만1000원을 정상 화폐로 교환해가기도 했다.

손상 지폐는 남은 면적이 3/4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2/5 이상~3/4 미만이면 반액으로 교환된다. 손상 주화는 기본적으로 액면금액으로 교환되지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곤란할 정도로 훼손이 심할 경우 교환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