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게시물에 불만을 품은 일각에서 신세계 계열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주장하는 가운데, 정작 시장에서는 스타벅스 기프티콘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스타벅스가 13일 음료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이미 구매한 기프티콘에 대해선 ‘인상 전 가격’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오후 2시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페 거래액 순위/카카오톡 선물하기 캡처.

앞서 스타벅스는 13일부터 음료 가격을 최대 400원까지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4100원짜리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는 4500원으로 오른다. 카페 라떼는 46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된다.

인상 전날인 12일 오후 2시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카페 거래액 순위’를 보면 5위 투썸플레이스 케이크를 제외하고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스타벅스 관련 제품이 싹쓸이 했다. 7~9위를 차지한 앱 전용 e카드 상품권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카페 아메리카노’ 혹은 ‘커피+케이크’ 교환권이다.

다른 기프티콘 사이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시각 SK플래닛의 기프티콘 랭킹을 보면 1위부터 3위까지는 스타벅스 제품이 점령했다. 1위는 ‘카페 아메리카노’, 2위는 ‘아이스 카페 아메리카노’, 3위는 커피+케이크 교환권이다.

11일 오후 2시 기준 SK플래닛 기프티콘 랭킹/기프티콘 홈페이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타벅스 기프티콘이 인기인 이유는 인상 전 사둔 기프티콘은 인상 후에도 가격 변동 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인상 전 사둔 4100원짜리 카페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13일 인상 후에 주문한다면, 400원을 내지 않고도 이용이 가능하다. 10잔을 같은 방식으로 주문한다면 4000원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그러나 아메리카노가 아닌 다른 음료나 메뉴로 변경할 시 차액과 인상 금액을 더 내야 한다.

이를 두고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알뜰족 사이에서는 가격 인상 전 기프티콘을 대량으로 구매해 돈을 절약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카카오톡 ‘나에게 선물하기’로 스타벅스 음료 기프티콘을 구매했다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회사 주변에 카페가 스타벅스뿐이다. 하루에 1~2잔씩은 꼭 마시는데 미리 사뒀다가 가격이 오른 후 스타벅스에서 쓰면 어쨌든 이익 아니냐”고 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기프티콘을 사두는 건 자제하자는 반응도 나온다. 보통 기프티콘 유효기간이 3개월(93일) 정도인데, 유효기간 내 사용하지 못하거나 분실할 경우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