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 왼쪽)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60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는 논의에 착수한다. 지난 20년간 초‧중‧고 학생수가 33%쯤 줄었는데 같은 기간 교부금은 5배로 늘어나면서 걷힌 국세의 20%가량을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지급하는 제도를 개편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가 60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을 개편하는 논의에 착수한다. 지난 20년간 초‧중‧고 학생수가 33%쯤 줄었는데 같은 기간 교부금은 5배로 늘어나면서 교부금이 남아도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향후 학생수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걷힌 국세의 20%가량을 교육교부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개편하자는 게 기획재정부 등 재정당국의 주장이다. 반면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교부금을 줄이지 말고 성인 대상 평생교육 예산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라 이번 논의가 근본적인 제도 개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7일 기획재정부와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중 교육교부금 제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발표한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교부금 증가 추세, 적정 교부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부금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식 논의에 착수하기로 한 것이다.

◇새해 경제정책방향에 처음으로 담긴 ‘교육교부금 개편’

교육교부금 개편이 정부 새해 경제정책방향에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기획재정부는 밝혔다. 교육교부금은 전국 초‧중‧고 교사에게 월급을 주고 학교 용지 매입비, 건물 공사비, 공공요금 등 각종 학교 운영비를 충당하는 데 사용된다. 교육교부금 개편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학생수 감소에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교육교부금 액수를 부가가치세 등 내국세의 20.79%로 못박아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초‧중‧고에 다닐 나이인 만 6~17세 인구는 작년 기준 545만7000명으로 2000년(810만8000명)에 비해 32.7% 줄었다. 반면 교육교부금은 작년 53조5000억원으로 20년 전(11조3000억원)의 4.7배다. 경제 규모가 커지며 세수가 늘어난데다 교육교부금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교육교부금 제도가 생긴 1972년 내국세의 11.8%였던 교육교부금 비율은 2001년 13.0%, 2005년 19.4%, 2008년 20.0%, 2010년 20.27%, 2018년 20.46%로 인상돼왔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59조6000억원으로 작년(53조5000억원)에 비해 6.1% 늘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4.7% 늘어난 64조3000억원의 교육교부금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으로 배정될 예정이다.

◇학생수 줄어 매년 못쓰고 남는 교부금 6조원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교육교부금 제도는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까지만 의무교육이던 1970년대 초기에 중학교 등 상급 학교가 부족해 도입된 장치인데, 학생수가 줄어드는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는 제도”라며 “학생수가 줄어 매년 6조원이 남는 실정”이라고 했다.

내국세의 11.8%를 교육교부금으로 지급한다고 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1972년 1월 제정됐다. 중학교 무시험제 실시로 중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되면서 중학교를 늘려야 했고, 교사 인건비와 학교 용지 확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교육교부금 명목으로 학생 교육에 쓰기로 한 것이다.

◇기재부 “의무 배정 폐지” vs 교육부 “남는 돈 평생교육에”

기재부는 학생수 감소세를 따져 내국세의 20.79%로 설정된 교육교부금 비율을 없애는 방식으로 의무 배정 제도를 폐지하고, 매년 검토를 거쳐 예산을 배정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초중고등 교육 용도로 제한된 교육교부금을 평생교육 등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관련 협의를 시작한다는 방향만 정해졌을 뿐 범정부 협의체 같은 구체적인 논의 기구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