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인 등 외국인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부동산 쇼핑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자,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자금 출처 조사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11일 기획재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한국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외국환 전산망 자료를 관세청과 공유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외국환 신고 자료를 관세청에 넘겨 외국인 부동산 취득 자금 출처 검증을 쉽게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입 대금을 빙자해 들어온 돈이 부동산 쇼핑에 이용되는 경우를 최대한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한은 자료를 확보하면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구입 자금 불법성 여부를 상시 점검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최근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이 증가하며 내국인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 국민은 각종 대출 규제를 받는 데 비해 외국인은 자기 나라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환전해 들어오면 별다른 규제 없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부동산 거래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9월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 거래량은 1만6405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같은 기간 중 최대치다. 연간 기준으로 외국인 거래가 가장 많았던 때는 지난해(2만1048건)인데, 지금 추세면 올해 최다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들이 불법 자금을 동원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례도 여럿 적발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아파트 매매 자금을 분석한 결과 환치기 수법 등으로 840억원 상당의 서울 아파트 55채를 불법 취득한 외국인이 적발되기도 했다. 관세청은 환치기 조직이 불법 반입한 자금 규모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투기성 자본이 국내 부동산으로 몰리면 시장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5월 ‘국토정책 브리프’를 통해 “외국인 투자로 주택 시장 변동성이 커진 국가들은 외국인의 기존 주택 구입을 제한하는 등의 체계적인 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