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카뱅)의 전·월세보증금대출 이용자들이 전세 만기 시 추가(증액) 대출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기존 전셋집의 전세금을 올려주고 전세계약을 연장하면 추가 대출이 안 되는 것이다. 카뱅 측 전산 시스템 미비 때문이라고 한다.
당연히 전세금 추가 대출이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가 날벼락을 맞는 세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고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높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받거나 다른 은행 대출을 수소문하고 있다. 2018년 1월 출시된 카뱅 전·월세보증금대출 누적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조1452억원이다.
카뱅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카뱅 관계자는 25일 “다른 은행들도 전세대출 증액 시엔 무조건 영업점을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며 “카뱅은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다 보니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세대출 비대면 추가 증액 시스템 구축은 굉장히 많은 정보량과 경우의 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며 “향후 전산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연히 처음부터 대비가 되어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전세대출을 할 때는 당연히 추가 대출이 발생할 것도 예상되는데 어떻게 전산 시스템을 만들어놓지 않을 수 있느냐”며 “이런 점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카뱅이 상품 설명에 ‘대출 금액의 증액은 불가하다’고 고지했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카뱅이 전·월세대출 상품을 빨리 내놓기 위해 무리하게 서두른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카뱅은 인터넷은행 최초로 전·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케이뱅크는 아직도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단 대출고객을 모집하고 보자는 조급함이 이런 사태를 만든 것 같다”며 “인터넷은행이라면 비대면 증액 시스템도 처음부터 구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