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중징계가 부당하다며 낸 행정소송 1심 선고가 1주일 연기됐다.

20일 서울행정법원은 “오늘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손 회장의 1심 재판 선고를 27일 오후 2시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선고 당일 법원이 재판을 연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측은 “워낙 큰 사안이다보니 재판부가 판결문 내용을 가다듬으려 하는 것 같다”며 “갑자기 결론을 뒤집으려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 뉴시스


이번 소송은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한 금감원의 금융회사 CEO 징계가 적법한지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어서 금융권의 관심이 컸다. 같은 이유로 징계를 받은 다른 CEO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월 금감원은 우리은행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부실이나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금융회사 내부의 자율적 감시 시스템)가 부실해서 이런 일이 초래됐다며 CEO인 손 회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문책 경고’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이다.

그러자 손 회장 측은 작년 3월 “상품판매와 관련한 의사 결정에 개입하지도 않은 경영진까지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법원에 냈다. 법원은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금감원 제재의 효력을 집행정지해달라”는 손 회장 측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상태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연임은 물론 3년~5년간 금융회사 취업이 제한된다. 사실상 금융권에서 퇴출된다는 뜻이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라임, 옵티머스 펀드 등을 불완전 판매한 다른 금융회사 CEO들에게도 줄줄이 징계 처분을 내렸는데 금융권에선 “근거가 모호한 무리한 징계”라는 반응이 많았다. 앞서 옵티머스 펀드 불완전 판매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문책경고를 받았고,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는 직무정지,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는 각각 직무정지와 주의적 경고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