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전경. /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은 경제 회복이 계속된다면 3개월 뒤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기로 합의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이날 WSJ에 따르면 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올해 안에 시작할 수 있으며, 일부 인사들은 테이퍼링 절차를 내년 중반까지 마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WSJ는 최근 두 달 연속 고용 지표가 예상 이상으로 잘 나오면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공표하고, 이르면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에 실제로 착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연말 혹은 연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던 테이퍼링 일정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은 최대 고용, 그리고 2% 물가라는 연준의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거의 달성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일부 연준 위원들은 여전히 테이퍼링을 실시하는 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날 S&P 500 지수가 지난해 3월 팬데믹 최저점 대비 2배를 기록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움직임에도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이날 CNBC에 시장이 반응이 없던 이유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조기 테이퍼링을 직접 얘기한 것이 아니어서 아직 시장 반응이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장의 버블을 고려하면 약간의 후퇴는 있을 수 있지만 주요한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모네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테이퍼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더라도 국채 수익률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테이퍼링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는 지난 2013년 ‘테이퍼 발작’의 경험이 있는 연준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때와 달리 은행들의 ‘실탄’이 많아 채권 금리 폭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시장 ‘평화’의 이유다.

‘월가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졸탄 포자르 크레디트스위스 투자전략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약간의 덜컹거림은 불가피하나 시장이 테이퍼링을 과도하게 두려워하지는 않아도 될 것”이라며 “금융위기 때 힘을 못 쓰던 은행이 지금은 연준을 도와서 어려운 일을 처리해줄 지원군이 됐다”고 했다. “연준이 국채를 덜 사는 만큼 누군가가 국채를 더 사주면 어떨까. 시장의 충격은 잦아들 것이다. 이 ‘누군가’의 역할을 은행이 해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