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산란계(계란 생산용 닭) 사육 마릿수가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계란값이 급등했던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놓은 전망이다. 지난해 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며 계란값이 급등했지만, 곧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회복되며 계란값도 안정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7월이 됐는데도 계란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6일 기준 계란 한 판(특란·30개)의 소매 평균가는 7553원이다. 평년엔 5000원대 초중반이었는데, 거의 50% 오른 것이다. 5000원대이던 계란값은 지난 1월 7000원을 넘어선 후 지금까지 그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AI가 사실상 종식된 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계란값이 요지부동인 것에 대해 양계 농민들은 “정부의 과도한 살처분 탓”이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생한 AI의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발생 농가 반경 500m이던 살처분 범위를 3㎞로 대폭 확대했다. 거리로는 6배지만, 면적으론 36배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때 살처분된 산란계가 1700만마리에 달한다. 전체 산란계(약 7400만마리)의 23% 수준이다.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2016∼2017년 AI 확산 때와 비교하면, 발생 농장 수는 20~30% 수준인데 살처분 마릿수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키우던 닭을 살처분한 양계장이 영업을 재개하려면 다시 어린 산란계를 들여와 키워야 한다. 이때 들여오는 어린 산란계를 ‘중추’라고 한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마리당 평균 3811원이던 중추 가격이 올해 2월엔 4586원으로 뛰었다. 그런데 AI가 잠잠해지며 중추 가격이 떨어지긴커녕 오히려 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4월 7222원을 기록했고, 6월엔 7400원으로 뛰었다. 작년 말의 2배 수준이 된 것이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중추를 낳는 산란종계도 대량 살처분된 상황이라 공급은 부족한데, 새로 중추를 사야 하는 농가는 많다 보니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추 가격이 오르며 산란계 키우기 자체를 포기하는 양계장도 늘었다. 평소보다 두 배 비싼 값에 중추를 사왔는데 차후 계란값이 하락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계협회는 AI로 살처분된 산란계가 1700만마리지만 이후 새로 들인 산란계는 400만마리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계업계 한 관계자는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앞으로 최소 두 달은 더 걸릴 것”이라며 “자칫 추석 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