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코로나 백신에 한해 지식재산권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찬성한다고 밝히자 관련 제약주가 5일(현지 시각) 급락했다. 미 무역대표부 캐서린 타이 대표는 이날 “코로나에 맞서기 위해 이례적으로 코로나 백신의 지재권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복제가 허용돼 백신 공급이 늘어나면 코로나 방역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막대한 시간과 돈을 들여 이를 개발한 제약사의 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 주가는 이날 6.2% 급락해 거래를 마쳤다. 화이자와 함께 백신을 만든 바이오엔테크는 3.5%, 또 다른 백신 선두 주자인 노바백스 주가는 5.0%가 내려갔다. 모더나 주가는 코로나 백신 개발·공급에 따른 수입 급증 기대감으로 지난 6개월간 225% 올랐었다. 바이오엔테크도 주가가 같은 기간 85%가 올랐지만 이날 동반 급락했다. 모더나는 지난 1년간 한국 투자자가 많이 거래한 해외 주식 19위(약 22억달러 거래)에 올라 있을 정도로 ‘서학 개미’(해외 주식 투자자)의 관심이 큰 주식이기도 하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모더나 등 바이오 스타트업과 달리 화이자 등 다국적 거대 제약사는 타격이 적었다. 코로나 백신 이외에도 다른 수익원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화이자 주가는 0.5% 상승해 거래를 마쳤고, 존슨앤드존슨(얀센 모회사) 주식도 하락 폭이 0.4%로 비교적 적었다. 한편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 물량이 늘어날 경우 수혜를 입는 한국 제약사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6일 서울 증시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2.5%, 녹십자는 3.5%,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물 전경.

신약과 백신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제약 산업에서 지재권은 혁신에 따른 보상을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다. 이 때문에 제약 업계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지재권 면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