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A씨는 지난해 1월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한 유사투자자문업체 광고를 받았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목표 수익률 4000%’ ‘수익률 변호사 공증 완료’ ‘목표 수익률 달성 못할 시 환불 보장’ 등의 홍보 문구가 걸려있었다. A씨는 수백만원을 내고 유료 회원으로 가입한 후 업체의 조언에 따라 투자를 진행했지만 두 달 만에 700만원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A씨가 유료 회원 서비스를 해지했지만 당초 업체가 홍보했던 회원비 환불 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금융 당국은 A씨처럼 유사투자자문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유료 ‘주식 리딩방' 운영을 금지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한다고 2일 밝혔다.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금융사들이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투자자문업체'와는 다르다. 정식 투자자문업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설명의무, 손해배상책임, 광고 규제, 계약서 교부 등의 규제를 받는다. 일대일 상담도 가능하다.

유사투자자문업으로 신고한 업체 수

반면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금융 당국에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 또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만 투자 조언을 할 수 있어 일대일 상담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금융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규제도 받지 않는다.

◇급증하는 유사투자자문 피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로 당국에 신고한 업체 수는 2015년 959곳에서 지난해 2122곳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업체 수가 늘어나면서 관련 민원과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만 2018년 905건에서 지난해 1744건으로 늘었다.

불법 혐의가 적발된 경우도 많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부터 유사투자자문업자 351곳의 영업 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54건의 불법 혐의를 적발했다. 특히 최근 영업방식이 유튜브,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이용한 주식리딩방 운영 등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피해 사례도 다양해졌다.

당국은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일대일로 종목, 매수도 가격, 시점 등에 대해 돈을 받고 개별 상담을 진행하는 ‘VIP 상담 서비스’는 ‘미등록 자문’에 해당돼 불법이라고 밝혔다. 특정 투자자의 투자 내역을 실시간으로 따라하는 ‘카피 트레이딩’, 투자자가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면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매수·매도하는 ‘AI 주식 자동매매’ 등도 모두 ‘미등록 일임’에 해당돼 불법이다.

◇유사투자자문업자 ‘주식리딩방’ 개설 금지

금융 당국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불건전 영업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단체대화방 등 온라인 양방향 채널을 통해 유료 회원제로 영업하는 주식 리딩방을 투자자문업으로 보고,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업자에만 허용한다는 것이다.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려면 투자자문업자로 정식 등록해야 하고,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일방향 채널(투자자의 입력이 불가능한 채팅방, 알림톡 등)을 통한 영업만 허용된다.

지금까지는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주식리딩방을 개설해 불법으로 일대일 투자 상담을 하더라도 적발하기 어려웠다. 금융 당국이 암행 점검을 통해 단체대화방에 입장해 실시간으로 일대일 투자 상담 시행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법이 개정되면 단체대화방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불법을 적발할 수 있게 된다.

◇유튜버도 유료 회원 받으면 신고해야

당국은 또 유료 회원제로 운영하는 유튜브처럼 투자자에게 직접적으로 대가를 받는 개인 방송은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대상이라는 점을 유권해석으로 명확히 했다. 지금까지는 법이 불명확했기 때문에 7월 말까지 3개월간 신고를 위한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광고 수익이나 간헐적 시청자 후원만 있는 경우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사투자자문업자 허위 신고에 대한 처벌 근거도 마련한다. 지금까지는 미신고 업자에 대해서만 처벌 근거가 있었다. 허위 신고를 통해 부적격자가 영업을 해도 이를 처벌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금융위는 “작년 10건 시행한 암행 점검을 올해 40건 이상으로 확대하고, 일제 점검도 연간 300건에서 600건으로 대폭 확대해 불법 행위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유사투자자문업자 허위 등록 등이 적발될 경우 직권 말소를 실시하고, 해당 업자의 사이트 차단도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