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LG가 2년 가까이 진행해 온 배터리 소송에서 극적으로 합의했다.

배터리 분쟁에 합의한 LG와 SK

11일 SK와 LG에 따르면, 두 회사는 전기차용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합의를 하고, 이날 중 발표할 예정이다. 두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합의 액수와 조건에 대해서는 최종 조율을 거쳐 동시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합의 내용은 오전 중 공개하려 했지만, 이사회 보고를 거쳐 오후에 밝히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2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결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 직전에 나온 것이다. 당시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의 배터리에 대해 ’10년 미국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 합의에는 미국 정부의 중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 회사의 대립이 미국 전기차 산업과 지역 경제에 영향을 주는 만큼, 막후에서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합의에 따라 SK는 미국 조지아에 예정대로 공장을 지을 수 있으며, 일자리 창출과 미국 내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이뿐 아니라 LG와 SK의 합의에는 최근 ‘K-배터리 위기론’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폴크스바겐을 비롯해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