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대성한다는 확신이야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메이저 정상에 서리라곤 예상 못 했죠.”

지난해 하나금융과 계약을 맺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패티 타와타나낏(오른쪽) 선수와 박 폴 하나금융 스포츠 마케팅팀장. /하나금융 제공

지난 5일 세계 골프 랭킹 103위에 불과한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때 2019년부터 타와타나낏을 후원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마케팅팀 박 폴(53·박상혁) 팀장도 함께 환호했다. 타와타나낏은 이 대회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320야드를 넘어 ‘여자 디샘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 남자프로골프(PGA)투어 최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섐보에 빗댄 것이다.

박 팀장은 몇 년 전부터 동남아의 골프 유망주를 물색하다 타와타나낏을 콕 집어냈다. 타와타나낏은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2018년 US여자오픈에서 공동 5위까지 오르면서 박 팀장 눈에 띄었다. 그는 “태국에 유망한 여자 선수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모니터링을 강화했는데 드라이버 거리가 300야드를 넘는 장타자인 타와타나낏 선수에게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타와타나낏은 미국 UCLA대 출신으로 LA 한인타운에서 삼계탕과 떡볶이를 즐겼던 한류 팬이라 계약이 수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은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보스턴 칼리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다. 지난 2004년 코오롱에서 골프 마케팅 담당자로 일을 시작해 2007년 하나은행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하나금융 골프단 1호 선수로 김인경, 박희영 등을 발굴했다.

박 팀장은 올해도 태국에서 타와타나낏을 이을 신예로 아타야 티티굴을 점찍어 후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실패 위험도 있지만 신예를 발굴, 후원해 스타급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짜릿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