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일 서울 명동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하다. 1일 당정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당정청 협의회에서 의견을 모은 19조5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4차 재난지원금)'을 골자로 한 올해 첫 추경안을 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과 동시에 발표하고 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4차 재난지원금도 이전 3차례 지원금과 마찬가지로 형평성 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방역 조치로 실제 본 피해와 무관하게 이번에도 동일한 업종에 대해선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 유지됐기 때문이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배제된 사람들에게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종업원 5인 이상, 연 매출 10억원 이하까지 확대되면서 이런 불만은 더 커졌다. 적재적소에 뿌려지는지도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여전한 형평성 논란

정부는 지난 3차 재난지원금 때까지는 1인이 다수 사업장을 운영하면 사업장 1곳에만 지원했다. 4차 때는 다수 사업장을 운영하는 1인에게 지원 금액의 최대 2배를 지원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로 영업을 하지 못한 업장 1곳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는 500만원을, 4곳 이상 운영하면 1000만원을 주는 식이다. 하지만 유흥주점과 룸살롱 등을 다수 보유한 사람에게 1000만원을 주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업종이지만 고객이 급격히 줄어 피해가 큰 곳에 100만원만 주는 것과 비교해 보면 형평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업장 여러 개를 운영하는 부유한 자영업자가 지원금을 더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매출 손해에 따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형평성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하는 국가 채무 비율

코로나 사태로 소득이 줄어든 직장인들도 불만이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중소기업 직원 김모(43)씨는 “작년에 잔업이 없어져 월급이 30만~40만원 정도씩은 줄어든 것 같은데, 자영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원금을 못 받으니 속이 상한다”고 했다. 코로나로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되지 않았으면서도 매출이 감소했다는 이유로 자영업자는 1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받는다는데 왜 월급 줄어든 직장인은 대상이 안 되느냐는 것이다.

부모가 직장을 잃었다고 해서 대학생까지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에 대해선 “중고생 자녀를 둔 실직·폐업 가정은 왜 지원받지 못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투표권을 가진 대학생의 표를 얻기 위한 ‘매표 정책' 아니냐는 것이다.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지원 정책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2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소득 감소분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농업인 지원을 배제해 왔는데 마찬가지로 소득 감소를 명확하게 알 수 없는 노점상이 (4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며 “기준 없는 편 가르기식 복지 정책은 국민적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매출 감소 여부를 따지지 않고 업종을 기준으로 삼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박모(40)씨는 건축 자재업을 하는데, 작년 여름 비가 많이 내려 수입이 줄자 2·3차 재난지원금을 각각 100만원씩 받았다. 박씨는 “왜 지원금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대상자라고 해서 받았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는 아내와 월 1000만원 벌이를 하지만, 4차 재난지원금 대상자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엄청난 돈을 뿌렸지만 누구도 만족하지 않는 지원금이 돼 버렸다”며 “이런 지원 방식을 계속 이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1000조원 육박하게 된 국가 채무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해 9조9000억원 빚을 내기로 했다. 올해 예산의 비상금 격인 예비비는 이미 3차 재난지원금 용도로 털어 넣었기 때문에 빚 없이는 재난지원금을 만들 방법이 없다. 이번 추경으로 국가 채무는 965조9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8.2% 선으로 치솟는다. 이 비율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해인 2017년 36%에서 2019년 37.7%로 오른 뒤 2020년 말 기준 44.2%까지 상승했다.

앞으로도 문제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예단할 수 없는데, 청와대에선 ‘으쌰으쌰 전 국민 위로금’ 지급을 논의하고 있고, 세계 최초로 손실 보상 법제화 작업까지 시작했다. 돈 들어갈 곳이 여전히 많고, 거의 전액 국가 채무와 직결돼 올해 안에 국가 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는 “이미 국가 빚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부가가치세 등의 증세를 해야 한다”면서도 “정치권에서 증세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 거란 게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