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수출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연합뉴스

기업 체감경기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업황이 개선된 결과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경제 봉쇄가 잇따르고 있어, 이 같은 회복세는 도로 꺾일 가능성이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全)산업 업황 BSI가 전월대비 4포인트 오른 78을 기록했다. 국내에 코로나가 1차 확산하기 직전인 1월 수치(75)보다 높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전망을 설문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응답이, 낮을 경우엔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근까지의 장기평균치는 77이다. 통상 기업인들은 실제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경기를 판단하기 때문에 평균치가 100보다는 한참 밑이다. 이달 수치는 이 장기평균치보다도 높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가 지난달 대비 6포인트 오른 85로 집계됐다. 가전제품 및 전기자재 수요가 늘면서 전기장비업 업황 수치가 12포인트 개선됐고, 반도체 관련 수출이 늘어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 지수도 10포인트 올랐다. 자동차 부품 판매 증가 덕분에 자동차 업황 지수도 9포인트 상향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내수기업(2포인트 상승)보다는 수출 제조업(11포인트 상승)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제조업 체감경기./한국은행

제조 기업들에 경영 애로사항 원인을 물었더니 불확실한 경제상황(24.7%), 내수부진(15.4%), 수출부진(12.5%), 환율(7.7%), 인력난·인건비 상승(6.2%) 순으로 답했다. 특히 환율을 원인으로 꼽은 비중이 한 달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업 등이 포함된 비제조업의 경우 업황 BSI가 전월대비 4포인트 오른 73을 기록, 1월과 같은 수준이 됐다. 건설업이나 도소매업 등은 코로나 이전보다 상황이 나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숙박업이나 부동산업, 예술·스포츠·여가 업종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한은 기업통계팀 김대진 팀장은 “수출 호조로 기업 체감경기가 호전됐지만, 유럽과 미국 코로나 재확산으로 봉쇄조치가 있기 때문에 완전한 회복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사이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