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올해 수조원 규모의 중간배당에 나선다. 업계에선 3조~4조원 안팎 규모로 추정한다. 2018년만 해도 한국GM은 판매 부진 등으로 완전 자본 잠식에 빠지며 존속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혹독한 구조 조정을 거쳐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를 내는 등 정상화에 성공한 결과가 이번 대규모 배당이란 평가다.

/그래픽=양진경

10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이 회사 이사회는 최근 중간배당을 결의하고 회사가 보유한 자본잉여금 가운데 약 4조1000억원을 회계상 배당에 쓸 수 있는 재원인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한국GM은 배당 총액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익잉여금의 상당 부분이 배당금일 것으로 본다. 만약 3조원을 배당한다면 대략 1대 주주인 미국 GM(76.96%)은 2조3000억원쯤을, 2대 주주인 산업은행(17.02%)은 5100억원 정도의 배당금을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별도로 한국GM은 최근 이사회에서 1235억원 규모의 우선주 배당도 결정했다. 우선주 배당도 11년 만이다.

미국 GM이나 산업은행 입장에선 지난 2018년 시작한 구조조정이 약 8년 만에 결실을 거둔 셈이다. 한국GM이 당시 군산 공장 폐쇄 결정까지 내리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자 정부와 산업은행은 8100억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미국 GM도 28억달러 규모의 대여금을 출자 전환했다. 구조조정과 함께 미국 GM은 쉐보레 브랜드의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신차 2대 생산을 한국에 배정했다. 두 차를 연 30만~40만대 안팎 북미에 수출하는 것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한국GM은 정상화에 성공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특히 2023~2024년엔 2년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았다. 한국GM은 또 지난 3월 말 총 6억달러(약 89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 사업장을 글로벌 소형 SUV 생산 허브로 육성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자동차 업계에선 배당 규모가 지나치게 클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GM의 정상화를 주도한 두 차종이 모두 신차 효과가 끝나가며 수출량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미국 관세 여파로 올해 영업이익은 더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많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에서 지나친 배당으로 현금을 소진하면 위기 때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