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30년 가까이 수소 관련 연구·개발을 해 온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를 앞세워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 대중화에 도전하고 있다. 한 번 충전하면 751㎞를 달릴 수 있는 도심용 버스 ‘일렉시티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와, 주행거리 960㎞짜리 광역 버스 ‘유니버스 FCEV’가 이른바 ‘원투 펀치’로 꼽힌다. 일반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버스 같은 상용차가 초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로 모터를 돌려 주행하는 차량이다.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데다 수소는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름을 넣는 것과 엇비슷하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고질적인 단점이다. 일정 시간 내에 고정된 경로를 오가는 버스는 이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차고지나 경유지 등에서 수소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현대차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의 모습. 한 번 충전하면 최대 751㎞를 달릴 수 있는 차다. 현대차는 고정된 루트를 정기적으로 다니는 버스의 특징을 감안해 수소전기버스를 앞세워 수소차 대중화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수소버스 판매 누적 3000대 돌파

현대차는 2019년 세계 최초 시내용 수소버스 일렉시티 FCEV를 내놓은 데 이어, 2023년에는 유니버스 FCEV를 출시했다. 일렉시티는 시내버스 등으로 개발한 모델이고, 유니버스는 고속버스나 통근버스 같은 광역 버스용 제품이다. 현대차는 두 버스를 앞세워 지난달 수소전기버스 누적 판매 3000대를 돌파했다. 2024년 1000대를 넘어선 이후 매년 1000대 안팎이 꾸준히 팔리고 있는 것이다.

보급 속도는 점차 더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수소전기버스 국비 보조금을 1800대 규모로 편성했고, 대용량 수소충전소도 현재 80곳에서 연내 10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자체들이 대기오염 저감과 탄소 감축을 위해 수소버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수소전기버스 수요를 늘리고 있다. 현재 전국 사업장에서 수소 통근버스 74대를 운영 중이며, 올해 55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통근버스를 전량 수소전기버스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보급 확대에 발맞춰 서비스 인프라도 확대 중이다. 현대차는 상용 전동화 차량 전용 애프터서비스(AS) 거점을 40곳 이상으로 지속 확대해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상용차 특성상 가동률이 중요한 만큼, 유지·보수 체계를 강화해 시장 확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수소차 확산 마중물

수소버스의 확산은 장기적으로 일반 수소차 시장을 키우는 마중물이 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일반 소비자는 현재 수소차 충전소 부족 문제 때문에 수소차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버스가 늘어날수록 대형 수소 충전소가 함께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인프라가 갖춰질 수 있다.

또 버스가 늘면서 수소 소비가 증가하는 것도 수소 인프라가 갖춰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승용 수소차는 6~7㎏의 수소를 채울 수 있는 반면, 버스는 30㎏ 이상의 수소를 충전하는 게 일반적이고 평균적으로 하루 사용량도 훨씬 많다. 매연을 많이 내뿜는 기존 버스가 수소차로 대체되면서 환경에도 훨씬 큰 기여를 하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대를 통해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