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 BMW 공장의 차체(프레스) 공정 모습. /BMW

지난달 19일(현지 시각) 찾은 독일 뮌헨 도심 한복판의 ‘BMW 1호 공장’. 축구장 70개 규모(약 50만㎡) 부지 가운데 3분의 1에는 완전히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 있었다.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라인을 영국 햄스홀과 오스트리아 슈타이어로 옮긴 빈자리에 전기차 공장이 새로 들어선 것이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로봇 팔 2000여 개가 용접 불꽃을 튀기며 차체 생산과 도장 작업을 분주하게 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무인 운송 로봇들이 하루 250만개 규모의 부품을 1만8000여 개 컨테이너 박스에 담아 실어 나르고 있었다.

BMW가 100년 넘게 3·4시리즈 등 핵심 모델의 엔진을 만들어 온 이곳은 지금 대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내년 말까지 내연기관 생산 설비가 단계적으로 사라지고,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탈바꿈한다. 앞서 2024년 BMW는 “상징적인 마더 팩토리인 뮌헨 공장이 2027년 말부터는 전기차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친 첫 공장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그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그 첫 단추로 올 8월부터는 이곳에서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인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 기반 전기 세단 ‘i3’가 양산에 들어간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은 처음부터 전기차 전용으로 지어졌지만, 기존 내연차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은 BMW 그룹 역사상 뮌헨이 처음이다. 그룹이 최근 2년간 설비 전환에 투자한 규모만 해도 6억5000만유로(약 1조1400억원). 독일의 전통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도 가장 과감한 전환으로 평가된다.

◇자동화율 높여 가는 ‘1호 공장’

새 전기차 생산 라인은 BMW의 신형 전기차 모델에 맞춰 구성됐다. BMW는 노이에 클라세에서 배터리를 별도로 얹는 대신 차체 구조에 통합하는 ‘팩 투 오픈 바디(Pack-to-Open-Body)’ 방식을 택했는데, 생산 공정도 이에 맞춰 완전히 재설계됐다. 로봇 팔이 고전압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나사못 30개로 직접 고정하고, 차량 한 대당 최대 2만개에 달하는 상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산 시스템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라스 뮐러 조립 담당은 “배터리가 차체 바닥 그 자체가 되면서 무게중심이 낮아지고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며 “기존 내연기관 모델 대비 부품 수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조립 효율을 극대화한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뮌헨 공장이 전기차 생산 기지로 변모하는 배경에는 ‘공급망’도 있다. 130㎞ 거리에 있는 독일 이르바흐-스트라스크리헨(Irlbach-Straßkirchen) 공장에서 6세대 고전압 배터리를, 270㎞ 떨어진 오스트리아 슈타이어 공장에서 변속기와 전기 모터 등 전기차의 핵심 장비를 조달하는 체계를 갖췄다.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가까운 거리에서 조달해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독일 뮌헨 BMW 공장의 차체(프레스) 공정 모습. /BMW

물류와 차체 제조 등 모든 공정에서는 AI를 활용한 자동화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차체를 찍어내는 ‘프레스(Press) 공정’에는 새로운 로봇 800대가 투입됐고 ‘가상 트윈’ 기술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십 개에 이르던 접합 공정은 5개로 단축했다.

하루에 들어오는 부품만 200만개가 넘는 이 공장에서는 스마트 운반 로봇과 무인 운송 시스템이 부품 공급의 절반 이상을 맡고, 하루 1만7000건 이상의 이동 작업을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처리하고 있었다. 밀란 네델코비치 BMW 생산 총괄은 “노이에 클라세는 단순히 신차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생산 시스템을 다시 설계하는 프로젝트”라며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전 세계 공장을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비 10% 절감”

특히 놀라운 점은 최근 2년여간 공장을 리뉴얼하면서도 기존 생산 라인은 그대로 가동해 왔다는 것이다. 내연차 공장 자리에 전기차 생산 라인과 첨단 물류 시설을 짓는 동안 나머지 부지에선 하루 1000대에 달하는 생산량을 꾸준히 유지했다. BMW 관계자는 “하루에 뮌헨 공장을 드나드는 트럭만 1100여 대에 달한다”며 “도심 한가운데서 이 같은 규모의 물류가 이뤄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웨버 뮌헨 공장장은 “올해 i3 양산을 시작으로 2027년 말이면 이 공장은 순수 전기차만 생산하게 된다”며 “모든 후속 모델도 같은 생산 라인에 통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면 생산비를 약 10% 추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