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의 BYD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전기차 ‘돌핀’을 구경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된 중국 BYD(비야디)가 흔들리고 있다. 작년 역대 최고 매출과 판매 기록을 세웠지만 순이익이 2024년보다 19% 감소했고, 올 초 안방인 중국 시장 점유율도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자동차 업계에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파격 할인을 통한 출혈 경쟁을 벌인 여파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중 갈등 속 글로벌 확장에 주력한 결과로 일시적인 ‘성장통’을 겪고 있을 뿐이란 평가도 있다.

3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BYD의 올해 1~2월 중국 내수 점유율은 7.1%(19만1000대)로 집계됐다. BYD의 점유율은 2022년 7.7%에서 지난해 14.4%까지 늘었는데 올해 초엔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이다. BYD는 또 작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226만대로 테슬라(164만대)를 앞섰지만, 막상 순이익은 326억위안(약 7조1000억원)으로 2024년보다 19% 줄며 ‘내실 없는 성장’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은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율이 50%를 웃돌기 시작하며 최근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여파로 ‘제살 깎아 먹기’란 뜻의 ‘내권(內卷)’이란 말까지 등장할 정도다. BYD 역시 이런 상황에서 평균 판매 가격 약 2600만원 수준의 저가 모델을 앞세우다 수익성 방어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중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올해부터 자동차 정책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 예컨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기존에 전기만으로 43㎞를 가도 보조금을 받았지만, 이젠 100㎞ 이상 주행할 수 있어야 보조금이 나온다. 그 여파로 ‘시걸(Seagull)’ 등 BYD의 기존 저가 모델 상당수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며 판매에 타격을 줬다.

BYD는 또 중국 내 경쟁을 피해 최근 2~3년 헝가리·브라질·태국 등에 현지 공장을 잇따라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며 재무 구조가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BYD가 지금의 고비만 넘기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 전기차 시장이 태동하는 곳에서 선제적인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또 한 번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