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게임 회사인 소니와 자동차 회사인 혼다가 함께 만드는 미래차로 주목받은 ‘아필라’의 개발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 프로젝트는 소니의 디지털 기술과 혼다의 차량 설계·생산 역량을 결합해 기존 자동차와 차별화된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 전기차 정책 후퇴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25일(현지 시각) 소니와 혼다가 2022년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 ‘소니·혼다 모빌리티’는 올해 북미에 출시하기로 한 첫 전기차 ‘아필라 1’과 2028년 이후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던 후속 모델의 개발·출시를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필라 1은 2023년 처음 전체적인 개발 방향이 공개됐고 지난해 1월 CES에서 양산 직전 모델까지 나왔던 차다. 회사 측은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양사 간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사실상 프로젝트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캐즘 등의 여파로 혼다가 회계연도 기준 지난해(2025년 4월~2026년 3월) 적자가 나게 된 것이 결정타가 됐다. 혼다는 지난 12일 지난해 최대 6900억엔(약 6조5000억원)의 순손실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당시 북미에서 생산 예정이던 혼다 0(제로) SUV, 0 세단, 아큐라 RSX 등 전기차 3종 개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는데, 그 연장선에서 소니와의 합작 사업 역시 멈추기로 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일본 전기차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순수 전기차(BEV) 시장에서는 여전히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