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의 첫 순수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 폴고레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라는 뜻이다. /마세라티

마세라티의 SUV 그레칼레 라인업의 첫 순수 전기차 폴고레(Folgore)를 시승한 것은 설 연휴였다. 폴고레는 이탈리아어로 ‘번개’를 뜻한다.

112년 역사의 마세라티는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함께 이탈리아 3대 명차로 꼽힌다. 이탈리아 대통령도 마세라티를 탄다. 작년 마세라티의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0.1%. 그럼에도 포세이돈에서 영감을 얻은 삼지창 로고, 그르렁거리는 엔진음 같은 뚜렷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외관은 매끈하다. 삼지창 로고와 황동 빛깔 레터링은 고급감을 더한다. 운전하다 보면, 차량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시선을 여러 번 느끼게 된다.

마세라티 SUV 그레칼레 폴고레. /마세라티

질 좋은 가죽으로 실내 곳곳을 감쌌고, 총 21개 스피커가 탑재된 1285W(와트) 사운드는 자꾸 클래식 음악을 틀게 만든다. 작곡가와 피아니스트까지 동원해 엔진음을 만드는 ‘사운드 장인’ 제조사답게 방향등, 안전벨트, 후진 같은 알림음도 남들과 똑같이 만들지 않겠다는 집착이 느껴졌다.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란 이태리 스피커, 방향 지시등 넣을 때마다 만져지는 특유의 커다란 패들시프트에서도 브랜드의 자부심이 드러난다.

마세라티의 첫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의 실내. /박순찬 기자

최고 시속 220㎞, 최고 출력은 558마력이다. 기본 주행 모드(GT)에선 얌전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폭발적으로 튀어나간다. 엔진음 대신 가상으로 만든 그르렁 소리가 나지막히 깔리는데, 기대 수준이 높은 탓인지 내연차 시절의 감성을 충분히 채우진 못한다.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2903㎜로 동급인 포르셰 마칸 일렉트릭(2893㎜)보다 넓다. 키 180㎝ 이상 남성이 운전석을 넉넉히 밀고, 뒷좌석에 앉아도 다리가 닿지 않는다. 에어 서스펜션 덕분에 높은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는다.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33㎞. 실 주행 시 400㎞ 이상 나오지만 아쉬운 수치다. 가격은 1억2730만원.

마세라티 SUV 그레칼레 폴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