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고급차 브랜드 포르셰가 올해부터 한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전기차에 한국 배터리만 쓰기로 했다. 그전까지 소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2026년형부터 삼성SDI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을 판매하기로 했다. 올해 출시되는 준대형 SUV 카이엔 일렉트릭<사진>과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 전용 모델 타이칸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K배터리로만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최근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포르셰는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배터리 기술·관리에 더 중점을 두는 전략을 펴고 있다. 포르셰는 전기차 역시 기존 내연차와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누리는 스포츠카라는 철학을 이어가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전기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높은 출력을 내는 고밀도 배터리가 필수인 만큼 삼원계(NCM·니켈 코발트 망간) 계열의 배터리만 주로 쓴다. 한국 판매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도 판매 지역의 시장 상황과 환경 등에 따라 이뤄졌다. 특히 한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 제조사까지 꼼꼼하게 따진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뿐 아니라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도 배터리가 전략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올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 카이엔 일렉트릭이 이를 보여준다. 이 차를 개발하면서 포르셰는 처음으로 전기차 모듈 개발·생산에 직접 나섰다.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하며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배터리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이런 전략의 결과 카이엔 일렉트릭 최상위 모델인 ‘터보’ 기준 최고 출력은 포르셰 역사상 가장 강력한 850㎾(약 1156마력)를 구현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5초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