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새해 비전으로 ‘피지컬(Physical) AI’를 제시하고, “AI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텍스트·이미지 처리 중심인 기존 AI와 달리, 자동차·로봇처럼 현실의 하드웨어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도록 하는 AI 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5일 영상으로 공개된 신년 좌담회에서 “AI는 단순한 하나의 신기술이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는 기술”이라며 “AI 역량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그룹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자동차·로봇 같은 ‘움직이는 실체’와 제조 공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의 가치는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라며 “데이터와 자본, 제조 역량을 모두 갖춘 현대차그룹에게 AI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회장의 메시지는 완성차 산업의 축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속하게 옮겨가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AI와 로보틱스가 결합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완전히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했고, 올 상반기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를 출시한다. 미 앱티브와 합작한 모셔널을 통해 올해 말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 로보 택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수백조 원대 투자로 우위를 선점해 온 데 비해 우리의 역량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산업 변화가 큰 만큼 우리에게는 더 큰 성장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27만3983대를 판매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년 대비 약 4만3000대(0.6%)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는 관세 여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역대 최다인 183만6172대를 기록했다. 2024년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