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있는 테슬라 공장 주차장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와 중국 비야디(BYD)의 추격 속에 테슬라는 올 4분기 판매량이 약 15% 감소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이례적으로 내놓았다. /AP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올해 4분기(10~12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5% 감소했을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를 이례적으로 먼저 공개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공식 실적 발표에 앞서 투자자 불안을 진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9일 ‘2025년 4분기 인도량 컨센서스’ 자료를 공개하고 올해 4분기 판매량이 42만2850대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테슬라 쇼크’로 불린 지난 2분기 판매량 감소폭(13.5%)보다도 큰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전체 판매량은 164만752대로 전년 대비 8.3% 줄어,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부(DOGE)를 이끌었을 당시, 소비자 반발이 불매 운동으로 이어져 판매 부진이 깊어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테슬라가 실적 발표 이전에 증권가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정리해 공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테슬라는 통상적으로 매년 1월 초 전년도 4분기와 연간 판매 실적을 발표해 왔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올 4분기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시장 충격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경쟁이 심화한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경쟁사 비야디(BYD)의 추격을 의식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BYD는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 기준으로 테슬라와의 판매량 격차를 약 2만대 수준까지 좁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올해 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국으로 올라섰다는 점도 테슬라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