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라비아 사막에서 포르셰의 전기차 '카이엔 일렉트릭'이 사막을 달리는 모습. 모래 지형뿐 아니라 자갈, 진흙, 암석 등 오프로드 상태에 맞춰 맞춤형으로 달릴 수 있다. /포르셰코리아 제공

포르셰가 지난달 22~2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한 ‘아이콘즈 오브 포르셰’ 행사의 주인공은 새로운 순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카이엔 일렉트릭’이었다. 포르셰가 2021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아이콘즈 오브 포르셰는 중동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축제이자, 포르셰의 주요 연례 행사 중 하나다. 3만명 가까운 자동차 마니아들이 찾는 행사인데, 올해 행사의 최대 관심사는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된 카이엔 일렉트릭의 성능이었다.

포르셰 카이엔은 포르셰가 스포츠카에서 SUV로 세그먼트를 확장하며 2002년 9월 출시한 차량이다. 국내에서도 ‘강남 싼타페’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지금도 글로벌 포르셰 판매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차량이다. 포르셰는 이 대중성이 전기차 시장에서 똑같이 효과를 내길 기대하며 전기차 버전의 카이엔을 내놓은 것이다.

포르셰는 성능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자동차 테스트 환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라비아 사막에서 테스트 주행을 실시했다. 모든 세대의 카이엔 차량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듄 서핑(모래언덕 주행)’ 테스트다. 미세한 입자의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경사각 25도가 넘는 언덕, 섭씨 40도를 넘는 극한 환경에서 차가 얼마나 성능을 내는지 확인한다. 이 테스트에서 카이엔 일렉트릭은 전기 모터의 빠른 반응성, 섬세한 가속 페달 반응이 결합해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이 차에 장착된 지능형 사륜구동 제어 시스템이 힘을 발휘했다. 모래, 자갈, 진흙, 암석 등 주요 오프로드 상태에 따라 맞춤형으로 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래가 많은 길에선, 바퀴가 미끄러지지 않게 조정하면서도 헛도는 정도를 조절해 최적의 접지력을 끌어내는 ‘타깃 슬립(target slip)’ 기술도 갖춰져 있다.

카이엔 제품을 총괄하는 마이클 셰츨레 사장은 “카이엔 일렉트릭은 사막의 모래 언덕 위에서도 실제보다 훨씬 더 가벼운 차량처럼 민첩하게 움직인다”며 “조향 각도가 크고 낮은 속도 영역에서도 이전 세대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제어력을 보장한다”고 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고전압 배터리 구조. /포르셰코리아 제공

사막 등 고온 환경에도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배터리 냉각 기술도 탑재했다. 113kWh(킬로와트시)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하고, 최초로 배터리 모듈 위아래에 열 관리를 위한 냉각 플레이트를 적용해 온도를 효율적으로 제어한다. 이를 통해 카이엔 일렉트릭은 최대 642㎞, 터보 모델은 최대 623㎞(국제 표준 배출가스 측정·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배터리 충전 상태가 10%에서 80%가 되는 데 16분이 채 걸리지 않으며, 단 10분 충전만으로 카이엔은 325㎞, 카이엔 터보는 315㎞(WLTP 기준)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포르셰 최초로 무선 충전도 옵션으로 지원한다. 최대 11kW(킬로와트)로 충전 가능한 충전 시스템은 차량을 플로어 플레이트 위에 주차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할 수 있다. 카이엔 일렉트릭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카이엔 일렉트릭 1억4230만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은 1억8960만원부터 시작한다. 국내에는 2026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