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2월 몰리 펙 GMC·뷰익(Buick) 최고마케팅책임자가 ‘GMC’의 첫 모델인 초대형 픽업트럭 시에라(Sierra) 출시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시에라는 GMC가 국내 최초로 정식 출시한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다. /뉴스1

‘한국 시장 철수설’에 시달려온 GM 한국사업장(한국GM)이 대규모 투자와 신규 브랜드 론칭 계획을 밝혔다. 2028년 이후에도 국내 생산을 지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한국GM은 15일 인천 GM 청라 주행시험장에서 열린 ‘2026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에서 3억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과 신규 브랜드 ‘뷰익(Buick)’ 도입을 골자로 한 내년도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부평공장 유휴 부지 매각 등으로 불거진 철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한국GM은 내년 중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을 론칭하고 신차 1종을 선보인다. 픽업트럭 브랜드 GMC는 기존 ‘시에라’ 외에 3개 차종도 추가 투입한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멕시코·캐나다를 제외하고 쉐보레·캐딜락·GMC·뷰익 등 GM의 4개 브랜드를 모두 판매하는 유일한 국가가 됐다.

15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GM 청라 주행시험장의 타운홀에서 열린 ‘GM 한국사업장 2026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에서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이 비즈니스 성과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GM

이번 발표는 2018년 산업은행의 8100억원 지원 당시 약속했던 ’10년 생산 유지(2028년 만료)'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한국에 대한 GM의 약속은 확고하다”며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 기반 투자를 지속해 2028년 이후에도 국내 생산을 이어갈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 계획을 바라보는 시선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질적인 국내 공장 가동률 상승과 수익성 확보에는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3억달러의 구체적인 집행 시점과 대상이 공개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주력 생산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2020년)와 트랙스 크로스오버(2023년)의 신차 효과도 약해지고 있다.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면 신차 배정을 받아 생산에 돌입해야 하지만, 추가 투입되는 GMC는 전부 수입 모델이라는 점에서 국내 생산을 늘리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미국발 관세 충격 등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