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이 창사 88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유럽 내 수요 약세, 미국발 관세 여파 속 구조 조정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16일부터 독일 드레스덴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다. 2002년 가동 시작 이후 현재까지 20만대 미만을 만든 소규모 공장이다. 주력인 볼프스부르크 공장 1년 생산량의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지만, 최근까지 전기차 ‘ID.3’를 생산하며 전기차 전환 노력의 상징으로 여겨왔던 곳이다. 공장 부지는 드레스덴 공과대학에 임대해 관광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내연차 기업으로 명성을 날렸던 폴크스바겐이 고강도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을 두고 사실상 전기차 전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 3분기(7~9월) 10억7200만유로(약 1조85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2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 금지 정책을 추진한 것도 악재로 꼽힌다.
앞서 작년 10월 폴크스바겐 노사는 생산 능력을 크게 감축해 2030년까지 독일 내 일자리를 3만5000개 이상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연간 150억유로(약 26조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