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내년 상반기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를 출시한다.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한 데 이어, 모빌리티 분야까지 로봇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국제 로봇 전시회 2025(IREX)’에서 모베드의 양산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모베드(MobED)는 이동형 전자 장치(Mobile Electric Device)의 줄임말이다. 가로 74㎝, 세로 115㎝ 크기 몸통에 바퀴 4개가 달린 로봇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몸체 위에 상자나 선반, 카메라 등 각종 IT 장비 등을 실어 배송·순찰·연구 등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로봇 플랫폼이라고 부른다.
양산형 모베드는 베이직과 프로 모델로 구분된다. 베이직 모델은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자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할 수 있는 연구용으로 개발됐고, 프로 모델은 일반인이나 기업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 모델엔 AI(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 라이다(LiDAR·자율 주행용 영상 센서)와 카메라 기능을 조합한 센서 등을 활용한 자율 주행 기술이 탑재됐다. 두 모델은 별도의 리모컨으로 조종도 가능하다.
모베드는 전기 동력으로 움직인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4시간 동안 작동하고, 최고 시속 10㎞로 달릴 수 있다. 모델에 따라 몸체 위에 47~57㎏를 실을 수 있다. 몸체가 지나치게 기울지 않게 조정하는 자세 제어 기능도 갖춰, 최대 20㎝ 높이의 연석, 경사로나 과속방지턱 등을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게 설계됐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로봇 전시회에서 모베드가 스스로 짐을 싣거나 내리고, 배달을 하는 모습 등을 시연했다. 가격은 내년 상반기 판매를 시작할 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