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터쇼 중 하나인 독일국제자동차전시회(IAA)가 개막한 지난 8일(현지 시각)부터 행사가 열린 뮌헨은 온 도시가 전시장 같았다. 메인 행사가 열리는 전시관도 북적였지만 지난 9일부터 주요 기업들이 주요 광장과 거리에 설치한 ‘오픈 스페이스’에 특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루트비히 거리와 막스 요제프 광장, 오데온 광장 등 주요 거점들에 자동차 부스가 들어서며,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자동차가 곳곳에서 어우러졌다. 유럽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실속 있는 소형차와 친환경차 전환을 반영한 전기차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강력한 성능과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운 차량들이 사람들의 눈을 특히 더 즐겁게 했다.
포르셰는 대표 차량 중 하나인 911의 새 최상위 제품인 ‘911 터보 S’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무려 최고 711마력을 내며, 멈춘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걸린다. 최고 속도는 시속 322㎞다. 고성능 터보 제품군에만 적용하는 터보나이트 색이 전용된 차량이 무대에 올랐다.
전기차 전략을 대폭 전환하고 있는 아우디는 이번 IAA에서 미래 전기차 디자인 방향을 담은 ‘콘셉트 C’를 공개했다. 순수 전기 스포츠카 형태로 디자인했으며, 아우디가 앞으로 새로운 핵심 가치로 ‘명료함(Clarity)’을 강조한다는 점을 반영한 차다. 유려한 디자인에 관람객이 몰리며 이 차를 사진에 담으려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공개한 고성능 브랜드 AMG의 전기 콘셉트카 ‘콘셉트 AMG GT XX’도 주목받았다. 벤츠 AMG의 차세대 고성능 스포츠카로, 2026년 양산도 검토 중이다. 고밀도 배터리와 공기저항을 줄이는 디자인 등이 이목을 끌었다.
4년 만에 IAA에 나온 현대차도 오픈 스페이스에서 미래 소형 전기차 개발 방향을 담은 ‘콘셉트 스리(Concept THREE)’를 공개했다. 콘셉트 스리는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소형 EV 콘셉트카로, 해치백 형태로 디자인됐다. 해치백은 세단과 달리 트렁크 공간과 뒷좌석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뒤쪽에 크게 열리는 문(해치)이 있는 구조다. 특히 이 차는 실내를 ‘BYOL(Bring Your Own Lifestyle)’ 위젯(widget)을 활용해 일종의 스마트폰처럼 꾸민 게 특징이다. 위젯은 스마트폰에서 사용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쉽게 실행시키기 위해 홈 화면 등에 띄워놓는 일종의 바로가기 앱이다.
현지에서 만난 글로벌 기업들은 향후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도 감추지 않았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 이사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취재진과 만나 “한국은 벤츠 고객층이 두껍고 기술 이해도가 높아 테스트 마켓으로서 가치가 크고, 저희가 앞으로 더 성장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BMW는 IAA에서 중형 전기 SUV iX3를 최초 공개했는데, 이 모델이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고 봤다. 아드리안 반 호이동크 BMW그룹 디자인 총괄도 “한국 소비자들은 고객을 넘어선 BMW의 팬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했다. 중국 3대 전기차 회사인 ‘샤오펑’의 재키 구 샤오펑 기술위원회 회장은 “한국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