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3’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 여파로 예상보다 올해 40억~50억달러(약 5조6000억~7조1000억원)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중 20억달러는 GM 한국 사업장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GM은 인천 부평 공장과 경남 창원 공장 등에서 생산하는 차를 지난해에만 42만대 미국으로 수입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에 25% 관세가 붙으면서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취지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도 미국 현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관세 충격이 하나둘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미시건주 플린트(Flint) 공장 모습. /AFP 연합뉴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GM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관세 여파로 이같이 밝히면서 올해 순이익 최대 전망치도 지난 1월 발표한 125억달러에서 101억달러로 약 19% 낮췄다. 대신 GM은 미국 현지 생산량을 앞으로 더 늘리기로 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앞으로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와 부품을 생산해 관세로 인한 피해의 30%를 상쇄할 것”이라며 “미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만드는 픽업트럭 생산량을 올해 약 5만대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도 이날 “2027년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컬루사 공장에서 ‘핵심 차종’의 신차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벤츠 E클래스와 SUV 차종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판매량이 많은 C클래스 등을 추가로 생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4월 미국에서 총 16만2615대를 판매하며 4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관세로 차량 가격이 크게 오르기 전에 소비자나 현지 딜러들이 서둘러 차를 구매한 여파라, 5월부터는 실적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