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엄지척… 하반기 현지 생산 전기차 첫 출시 - 지난 23일(현지 시각)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정의선(앞쪽 둘째 줄에서 반팔 셔츠 차림)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지 직원들이 엄지를 치켜세우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인도 하리아나주에 있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을 찾았다. 작년 8월 자동차 공장 인수를 논의하기 위해 인도를 찾은 지 8개월 만의 재방문. 최근 전기차 1위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인도 방문을 연말로 연기한 시점에 현대차그룹의 현지 입지를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북미, 유럽에 이어 현대차그룹 차가 셋째로 많이 팔리는 곳이 인도다. 작년 전 세계에서 판매한 차량의 12%(85만7111대)가 인도 판매였다.

이날 정 회장은 현지 직원들과 대화 자리(타운홀 미팅)를 가졌다. 그간 해외 본부를 찾아 현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눈 적은 있지만, 대규모 인원이 한곳에 모여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은 처음이었다. 현장과 화상을 합해 직원 약 3000명이 미팅에 참석했다. 1시간 30분 동안 현대차 인도 전략, 정 회장의 일상 등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정 회장은 ‘사업과 리더십에 영향을 깊이 준 책’을 묻는 말에, 이순신 장군 관련 책과 경영학 대부 피터 드러커의 책을 꼽았다. 또 임직원들과 그룹 차원의 인도 시장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 회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인도 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 중 하나”라며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인도에서 작년보다 3.9% 증가한 89만200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인도 판매량은 22만6000대로, 전년보다 1.5% 늘었다.

현재 인도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능력도 키우고 있다. 작년 인수한 푸네 공장(20만대) 설비 개선이 내년 하반기 마무리되면, 기존 첸나이 공장(82만4000대)과 합해 인도에서 약 1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기아까지 합하면 약 15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율을 30%로 높이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현대차는 올 하반기 인도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처음 출시하고, 2030년까지 5개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기아는 내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