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출범한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최근 다음 단계로 진화 중이다. 작년 9월 브랜드 출범 8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그해 10월에는 브랜드 첫 쿠페 모델을 선보이며 변화를 시작했다. 최근엔 고성능 버전 ‘마그마’ 라인도 도입하며 한 단계 더 확장했다.

작년 10월 나온 제네시스 GV80 쿠페.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쿠페다. 제네시스는 이를 시작으로 고성능 버전도 도입하는 등 점차 확장 중이다. /현대차

그 중 ‘GV80 쿠페’를 이달 초 서울·경기 일대에서 사흘간 타봤다. 쿠페는 차 뒤쪽으로 갈수록 지붕이 낮아지는 날렵한 디자인을 한 차를 가리킨다. 포르셰나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고급 브랜드에서도 쿠페를 스피드와 젊은 감성을 주는 차로 앞세운다. 제네시스도 국내·외에서 이런 차를 찾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띈다. GV80이 탄탄한 몸집을 자랑했다면 지붕이 낮고 완만하게 떨어지는 쿠페는 늘씬한 곡선미가 돋보인다. 앞부분에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은 한층 더 뚜렷해져 브랜드 통일성을 살렸다. 실내는 지붕이 낮아졌지만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아도 천장과 무릎 앞 공간이 충분했다. 운전석에는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27인치 대형 화면이 깔끔하면서도 최신 감각을 뽐낸다.

시승한 가솔린 3.5 터보 모델은 최고 380마력(PS)의 성능으로 고속도로를 경쾌하게 달렸다. 페달을 밟아도 엔진이 태연하게 2t(톤)짜리 차를 가속시켰다. 시속 130~140km를 넘나들 때도 진동이 크지 않아 동승자가 속력이 80~90km 수준으로 느낄 정도였다. 앞쪽 길 상태를 파악해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시스템과 주행 상황에 맞춰 엔진을 제어해 진동을 줄이는 시스템이 편안한 승차감을 준다. 120km 넘게 달릴 때도 시끄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소음도 잘 잡아냈다. 4965mm 길이의 차체를 주차하는 게 부담될 때도 있었지만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가 사각지대 충돌 가능성을 끊임없이 경고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