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전기차 생산지별로 보조금을 달리 지급하는 내용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 20일 프랑스 경제부는 ‘프랑스판 IRA’로 불리는 보조금 개편안을 확정해 관보에 게재했다. 내년부터 유럽에서 생산되지 않은 전기차는 보조금을 거의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전기차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프랑스 정부는 개편안에서 전기차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생산지별로 수치화했다. 탄소 배출량이 적을수록 보조금 수령에 유리한데 프랑스 정부는 어떤 기준으로 탄소 배출량을 산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예컨대 전기차 차체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한국의 탄소 배출량이 1㎏당 18.5㎏으로 책정됐다. 북아메리카(8.5㎏), 유럽(8.6㎏), 일본(12.6㎏)보다 높다. 전기차 부품의 핵심인 배터리(NCM 811 기준)의 탄소 배출량도 한국은 1kWh(킬로와트시)당 63㎏으로 유럽(53㎏)보다 높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중국도 각각 67㎏, 68㎏으로 높았다.
완성된 차량을 소비지까지 운송하는 데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역시 거리가 먼 아시아권 국가에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책정됐다. 철도 운송의 경우 아시아 국가는 톤킬로미터(t.㎞)당 0.041㎏이 책정됐지만, 프랑스는 0.01㎏, 다른 유럽 국가는 0.023㎏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프랑스 당국자 말을 인용해 “아시아에서 생산된 대부분 전기차가 프랑스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1만6655대의 전기차를 팔아 전기차 시장 5위에 올랐는데, 유럽 현지 생산분은 6571대로 40%에 불과했다. 7%에 불과한 유럽 공장의 전기차 생산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지만, 프랑스판 IRA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될 경우 현지에 공장 증설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프랑스 측과 협의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