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국내 치열한 중형 SUV 시장에 일본 혼다가 대표 제품인 CR-V를 출시했다.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를 한 모델이다. 최근 수도권 일대 도심과 고속도로 등에서 신형 ‘CR-V 터보’를 타고 달려봤다. 4190만원이란 가격을 생각하면 수많은 SUV 사이에서 차별화하고 싶은 소비자에게 대안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다.

우선 예전에 알던 CR-V와 비교해 차가 커졌다. 전장(차 전체 길이)이 4705㎜로 이전 모델보다 75㎜ 커졌고, 실내도 휠베이스(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 거리)가 40㎜ 더 늘어난 2700㎜로 좀 더 넓어졌다. 언뜻 보면 현대차 싼타페(전장 4785~4800㎜, 휠베이스 2765㎜)와 엇비슷하다.

최고 190마력의 1.5L(리터)짜리 가솔린 터보 엔진은 폭발적으로 달려나가진 못해도 가속·감속 때 크게 출렁거림 없이 편안하게 달린다. ‘혼다 센싱’이란 이름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안정적이다. 특히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작동시켰을 때 핸들이 탄탄하게 유지되며 시속 100㎞ 안팎에서도 차선을 잘 지켰다. 도심·고속도로 등 약 120㎞를 맘 놓고 달렸는데 연비가 1L당 12.6㎞ 나왔다. 공인된 복합 연비는 12.1㎞/L다.

내부는 딱 필요한 기능만 최소한으로 갖춰 놨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으로 이해됐다. 다만 직선 위주의 모던한 디자인이 초라해 보이는 걸 막는다. 자체 내비게이션은 없지만 9인치의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을 연결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쓸 수 있게 돼 있었다. 뒷좌석 레그룸(좌석과 발 사이 공간)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기본 1113L로 골프백 4개가 들어간다. 뒷좌석을 접으면 2166L까지 늘어난다.

핸들에 음성인식 기능 버튼이 있지만, 전화 걸기·라디오 주파수 설정, 노래 재생 등만 극히 제한적으로 작동한다. 시동을 꺼도 사이드미러가 자동으로 접히지 않아 일일이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불편은 익숙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