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타봤다. 지난 2013년 첫 출시된 구형 트랙스와 이름은 같지만 사실상 완전히 다른 차다. GM이 10년 만에 풀체인지(완전 변경)을 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크로스오버는 두 가지 이상 분야를 하나로 융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차 역시 SUV 와 세단의 장점을 합쳐 만든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CUV)’다.
이번에 탄 시승차는3기통 1.2L 가솔린 터보 전륜구동 모델이다. 외관은 과거 다소 투박했던 SUV 트랙스와 달리 세단처럼 외관에 날렵한 곡선을 담아 CUV의 특성을 잘 살렸다.
3기통 엔진은 고성능 바이크에 탑재되는 엔진 사이즈로 경쟁 모델 엔진(1.6L)에 비해 작다. 하지만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차가 즉각적으로 튀어나갔다. 최고 출력이 139마력이다. 고속 주행 때도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차체가 높아 빠른 속도로 달릴 때 좌우로 흔들림이 느껴지는 건 단점이었다.
앞차와의 간격과 최고 주행 속도를 정해두면 차량이 이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ACC)’ 기능, 차가 멈추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잠기는 ‘오토 홀드’ 기능이 모두 탑재됐다. 둘 다 국내 쉐보레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것들인데 실제 운전할 때 부담을 줄여줬다.
실내공간은 넉넉했다. 우선 차체가 더 커졌다. 전장이 4537㎜로 기존 트랙스(4255㎜)보다 282㎜ 더 길다. 자연스럽게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간 거리)도 2700㎜로, 기존 트랙스보다 145㎜ 더 늘어났다. 특히 뒷좌석 레그룸이 넓었다. 내연기관차이지만, 자체 플랫폼으로 제작한 덕분에 뒷좌석 바닥을 전기차처럼 편평하게 한 덕이다. 트렁크 공간은 SUV 모델보다 좁아졌지만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 여지를 뒀다.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액티브’와 자동차 경주의 의미를 담은 랠리 스포츠(Rally Sport)의 준말 ‘RS’ 2가지가 있다. 여러 장점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2052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이다. 가장 사양이 높은 RS 모델을 선택해도 2739만원이다. 가성비 높은 ‘첫차’를 찾고 있다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