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멀티 전략’을 택하고 있다. 올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전기차 등 8종의 차량을 국내에 출시한다. 사진은 하이브리드 세단 크라운./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달 21일 “2023년을 변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렉서스와 도요타의 새로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사토 고지 신임 CEO 선임 소식이 알려진 이후, 한국토요타에서 진행된 첫 공식 전략 발표 자리였다.

한국토요타는 이날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연료전지차(FCEV), 전기차(BEV) 등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8종의 전동화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고 말했다.

우선 렉서스 브랜드는 순수 전기차(BEV) SUV 모델 RZ, 렉서스 두 번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완전 변경 RX 등 2종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한다. 도요타 브랜드는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작으로 플래그십 하이브리드 세단 크라운 크로스오버, 대형 럭셔리 하이브리드 미니밴 알파드, 준대형 하이브리드 SUV 하이랜더, 5세대 모델로 완전 변경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도요타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 bZ4X 등 6종의 전동화 모델을 내놓는다.

멀티 패스웨이로 대변되는 도요타의 다양화 전략은 전기차에만 집중하는 대다수 완성차 업체와 비교된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이 탄소 중립이고, 대기에 머무는 탄소를 빨리 줄여야 하는데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하이브리드의 위치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의 신규 등록 대수는 27만4282대로 전년 대비 14.3% 늘었다.

전기차 전환이 늦다는 지적에 대해선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한국토요타의 전동화 차량 판매 비율은 지난해 렉서스가 98%, 도요타가 94%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도요타는 완성차 업체 중 스스로 배터리를 만드는 드문 회사”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한국 내에서 렉서스는 럭셔리 브랜드로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도요타는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식으로 이원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도요타의 순수 전기차 bZ4X도 조만간 국내에 출시된다. 준중형 SUV로 GV70 등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토요타는 올해 국내에서 렉서스와 도요타 차량 판매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두 브랜드는 지난달 1344대, 695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183%, 149%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순위도 9위와 11위에서 4위, 7위로 올랐다. 두 브랜드를 합친 판매량(2039대)은 전년 동월의 2.7배다. 한국토요타 측은 “고객을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콜센터와 리셉션 키오스크 등을 운영하는 등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상품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토요타는 이날 올해 출시할 신차 중 첫 번째 주자인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였다. 1994년 처음 선보인 RAV4는 지난해 한국토요타의 전체 판매량 중 40%를 차지한 도요타의 대표 SUV 모델이다.

이번에 나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2.5L, 4기통 엔진과 전·후륜 모터 조합으로 최대출력 306마력의 성능을 갖췄다. 연비는 L 당 15.6㎞에 달한다. 또 18.1kWh의 고용량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완충시 최대 63㎞까지 전기차 주행이 가능하다. 국내 출시된 도요타 차량 중 최초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도요타 커넥트’가 적용돼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안내해주는 통신형 내비게이션과 함께 무선 통신을 통해 음악 스트리밍, 팟캐스트, 모바일TV 이용이 가능하다. 가격은 5570만원이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 사장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하는 도요타의 멀티 패스웨이 전동화 전략 아래 한국토요타는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전동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