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2018년 친환경 배송과 이륜차 안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편배달용 이륜차 1만5000대를 점진적으로 초소형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목표는 2021년까지 1만대 이륜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 하지만 현재까지 우체국에 도입된 초소형 전기차는 1304대에 그친다.

주요 선진국들은 탄소 배출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차를 물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사기업이 아닌 정부가 운영하는 우정 기관이 선제적으로 전기차를 도입하면서 물류 에너지 절감을 실천한다. 독일의 우본에 해당하는 도이체 포스트는 전기차만 1만1610대를 도입했고, 프랑스 라 포스테도 전기 밴·트럭·이륜차를 합해 총 4만4851대 전기 운송수단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UPUS)도 “2018년부터 5년 동안 차량 연료 사용량 20%를 감축하겠다”며 하이브리드차 4만4000대를 도입했다.

반면 한국은 선진국들의 물류 에너지 절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우체국 소포를 배송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1톤 트럭 등 상용차도 전기차 전환이 더딘 편이다. 우본 위탁배달원이 사용하는 전체 차량 약 3800대 중 전기차는 560대에 그친다.

편지나 소형 소포를 배달하는 오토바이를 대신할 초소형 이륜차 도입이 더딘 이유는 우본 내부와 노조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이륜차는 골목을 다니기도 편하고 거리에 세워놓고 배송이 가능한데, 전기차는 항상 주차하고 내려야 해 배송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집배원들 사이에서 나왔다”며 “또 노조 일부에선 이륜차 안전 수당 월 6만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고 말했다. 초소형 전기차 1만대 물량을 대기 위해 생산 시설을 준비했던 소형 전기차 업체들은 결국 우본 납품을 포기하고 소형밴 등 다른 전기차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집배원 안전과 차량 운행 패턴을 고려해 초소형 전기차의 대규모 확대 보급보다는 점진적인 보급을 택한 것”이라며 “택배 배송 차량 3800대도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