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최초 4도어 SUV 푸로산게를 21일 국내에 출시했다. 이탈리아어로 순종을 뜻하는 푸로산게는 75년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4도어 모델로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에서 처음 공개됐다. 아시아 국가 중엔 한국 출시가 처음이다.
페라리는 이날 오전 경기도 여주에서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푸로산게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75년 스포츠카만 만들어 온 페라리의 야심작이지만, 개발 과정이 알려지자 스포츠카 마니아들에게 ‘정통성이 결여된 차량’이라는 비판도 들었다. 페라리가 자존심을 접고 4도어 SUV 차량을 만든 것은 람보르기니 우루스, 포르셰 카이엔 등 다른 수퍼카 브랜드의 SUV가 흥행에 성공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루스는 람보르기니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페라리도 SUV와 같은 ‘덜 스포츠카스러운 차량’ ‘매일 탈 수 있는 럭셔리카’ 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며 변화의 흐름에 접어든 셈이다.
페라리가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차량’이라고 푸로산게를 정의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파워트레인에 ‘페라리 클래식’이라 불리는 12기통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것 역시 이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푸로산게에 탑재된 엔진은 페라리가 20년간 사용해 온 F140 엔진의 최신 버전(F140 IA)으로 고압 직분사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며 출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힘을 뿜어내도록 설계됐다. 725마력, 6250 RPM, 최고 속도는 310㎞/h,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3.3초가 걸리는 말 그대로 괴물 같은 성능을 보유했다. 연료의 옥탄가를 인식하고 제어해 열 효율을 높이는 것도 파워트레인의 역할이다.
엔진 못지않게 주목받는 것이 ‘페라리 액티브 서스펜션 테크놀로지(FAST)’라고 불리는 서스펜션 반응 기술력이다. 울퉁불퉁한 노면에서의 타이어 접촉, 코너링에서 차체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페라리 스포츠카와 동일한 성능과 핸들링을 제공한다.
외관은 다른 GT형 차량이 엔진을 차량의 앞에 장착해 기어 박스가 직접 연결된 상태로 앞 차축에 걸쳐있는 것과 달리 푸로산게는 프론트 미드 엔진을 장착하고, 뒷바퀴에 기어박스를 배치했다. 이런 구조를 통해 앞과 뒤 49:51의 중량 배분을 구현했다. 푸로산게 전용으로 개발된 신규 플랫폼은 알루미늄 언더보디와 카본 파이버 루프를 적용해 무게를 줄이고 무게 중심을 낮췄다.
내부 역시 4좌석 모두 성인이 타기에 모자람이 없는 공간감을 나타낸다. 페라리 역사상 처음으로 뒤쪽 문이 앞쪽을 향해 열리는 코치 도어를 단 것도 특징이다. 도어는 전동으로 개폐된다. 디터 넥텔 페라리 극동 총괄은 “모든 페라리는 스포츠카이며 푸로산게도 4인승 스포츠카”라며 “스포츠카이면서 동시에 여유로운 공간까지 선사하는 세계 유일무이한 모델”이라고 했다. 고객 인도는 내년 3분기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가격은 5억 중반부터 시작한다.